아기 낳고 몸조리를 하고 오니 집 근처에 드립 커피 전문점이 생겼다.
그러나 미처 가보지 못하고 있다가 2차 몸조리를 다녀온 뒤에 한번 가봤다.
직접 볶은 원두를 쓰며, 그 원두를 판매하기도 하고 커피는 드립으로 내려준다길래 (나는 에스프레소보다는 드립이 더 좋다. 아메리카노는 즐!!) 일단 한 잔 부탁해서 마셔본 다음에 괜찮으면 원두를 사기로 했다.
몇년전부터 원두를 볶아서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Whoos special Coffee를 이용해왔지만 집근처에서 바로 볶아서 파는 곳이 있다면 굳이 택배를 거쳐서 원두를 받을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원두는 여섯 종류가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마일드한 걸 부탁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매장에서 마시면 5천원, 테이크아웃은 4천원이라는 거다. 스타벅스 따위에서 테이크아웃을 하면 종이컵 환경부담료로 50원을 내는데(물론 도로 가져가면 환불해주긴 한다만, 도로 갖다줄 수 있는 환경에서 테이크아웃 시키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테이크아웃이나 매장에서 마시는 사람이나 차이가 안나는 게 무척이나 분했거든. 매장에서 마시면, 좌석이 차지하는 평수만큼의 공간비용에 청소, 테이블 및 의자 관리, 티슈 등의 비품및 쓰레기 증대비용 등등이 더 추가되지 않느냔 말이다!
하여튼, 테이크아웃 4천원이다.
볶은지 4일째 되는 원두였는데 주문 받자 바로 물을 끓이고 원두를 두 스푼 떠내서 갈고, 서버 위에 드리퍼를 올려 종이여과지를 넣고 갈아낸 원두를 넣고, 끓인 물을 다른 포트로 옮겨담아 살짝 식혀서, 드리퍼에 담긴 원두의 높이를 넘어가지 않도록 물을 돌려가며 천천히 부어준다. 이거 제대로다. 제대로 만든 드립 커피다.
나야 집에서 마실 때 즉석에서 갈아서 쓰기야 하지만 귀차니즘때문에 저렇게 천천히 돌려부어주기는 거의 안한다. 휘익 부어버리고 말지.
확실히 이렇게 하니까 맛도 향도 살아난다. 훌륭하다.
다만.... 원두를 볶아서 15일이 지나면 폐기처분하지만, 원두를 볶는 날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전에 볶은 것이 15일 경과되기 전에 떨어지면 볶는단다. 이건 좀 아쉽다. 아예 원두 볶는 날이 따로 있다면 그날 가서 갓 볶은 원두를 사고 갓 볶은 원두로 제대로 우려낸 커피를 마실 수 있다면 좋을텐데 이게 안 된다. 쯔읍.
어떤 가게에서는 즉석에서 볶아서 갈아서 우려내주기도 한다는데, 이 경지에 이르면 당연히 (리필은 해주겠지만) 한 잔 만원대로 올라가는 게 답이겠고, 4천원에 저 퀄리티면 매우매우 훌륭해기는 한데 원두를 사서 먹고 싶은 내 입장에선 좀 아쉽다. 이래서야
Whoos special Coffee와 우위비교를 하기가 힘들잖아. 게다가 나무하나보다는
Whoos special Coffee가 원두 종류도 훨씬 많은 데다 내 입맛에 맞는 원두도 있고. 으음.
역시 나무하나에선 가끔 제대로 우린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나 사마시고, 원두 볶은지 하루나 이틀되었다고 하면, 그때나 원두를 사오면 될 듯 하다.
어쨌든 이런 허름한 동네에도 제대로 된 커피 전문점이 생겨날 정도로 원두 커피 문화가 발달하게 된것을 커피를 기호하는 내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나의
커피중독지수 그나마 수유중이라 하루 한잔 이하로 먹는지라 71%. 예전처럼 하면 80%가 넘어선다
나아아아중에 울 호랭이가 커서 커피를 기호하게 되면 집에서 로스팅할 것임! 그러나 호랭이가 홍차를 더 좋아한다든지 핫초코를 좋아한다면 그냥 볶은 거 배달시켜 먹고 살아야지. 흠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