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몸은 이미 누더기. 꼬야의 투덜대기

내 요즘 몸 상태가 어떠냐고 묻는 다면 딱 이 카드 한 장 보여드리고 싶다.
내 무릎이랑 허리 나간 거야 오래전부터 내 블로그 보신 분들은 다들 아실 거고, 지난 1년간 이사-딸네미-세월호 3대 크리 터지면서 장무운동증이 생겨서 안그래도 만성 변비환자인 내가 온종일 헛트림하고 살았음. 침도 맞고 운동도 해서 이젠 트림 대신 방귀가 나오더니 그 방귀양도 좀 줄어드는 듯 해서 이제 좀 괜찮아진듯? 한 느낌이라 올만에 음주 좀 했더니 만성치질이 크리터져서 내치핵탈출이 좀 심하게 일어나신지라 이건 좌욕으로 안되겠다 싶어서 치질 수술을 받았음. 수술 후 만 4주 꽤 상태가 괜찮아서 이젠 굳이 병원 올 필요는 없고 문제 생기면 그때 오라는 판결 받고 바로 이틀 뒤에 졸려서 배변타이밍을 놓쳤더니 다시 출혈나서 재통원중. 
왼쪽 두번째 발가락은 어째서 이러는지 모르겠는(그저 발가락이 불편해서 발톱을 좀 깎았을 뿐인데) 피하 출혈로 마치 페디큐어라도 바른 듯이 탁한 자주색이고, 오른쪽 검지와 중지 연결부의 손등쪽 사이 골 쪽의 인대가 다친 건지 나도 모르겠는 어떤 각도로 손을 움직이면 절로 비명이 나오는 격통이 달린다. 그나마 검지 중지를 함께 붕대로 돌돌 감아두면 그런 손 움직임이 안나와서 괜찮은데, 집안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아픔 -_-;;;;;; 

이러다보니 진짜 살맛이 안남.....
치질 전까지만 해도 스타트렉 슬래쉬(kirk랑 spock이랑 페어링하는) 동인소설에 재미붙여서 올만에 영픽도 읽으면서 룰루랄라 즐겁게 살았는데, 치질에 걸리니까 그 전까지 그냥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떡신을 볼 때마다 내 뒤가 다 아픈 기분이야 -_-;;;;;;;;;
젠장 새끼손가락보다 가는 좌약 하나 집어넣는 것도 힘들구만, 손가락에 침묻혀서 넓혀주는 묘사도 끔찍하고 약간 강간삘나게 그냥 박는 내용 나오면 나도 모르게 집어던지게 됨...... 하 이렇게 동인녀는 저주받았습니다;;;;;;;;; 
저주 받아 누덕누덕 패치워크가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 스트레스성 배탈 꼬야와 호랭공주

초등학교 1학년인 딸네미는 목소리가 매우 크고 사용할 수 있는 어휘도 많고 말도 많은데 문제는 그 다양한 어휘를 효과적으로 구사하지 못한다고 할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보니 앞뒤 말을 다 끊어먹고 질러대는지라 말로 빚 만들고 말로 적 만들기 딱 좋다.
아 뭔가.... 나의 과거가 스쳐지나가면서 한국에서 이렇게 자라나면 이녀석은 결국 은따가 되거나 자따가 되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기도 한데..... 공부도 잘하고 기본적으로 남을 도와주는 걸 좋아하고, 애들을 차별하지 않기 때문에 베스트 프렌드는 생길 수 있어도(유치원에서 한 아이랑 베프 먹어서 지금은 다른 반이지만 자주 그 집 가서 논다) 그룹 친구는 무리일듯. 제가 그룹친구 몇번 시도하다가 죄다 실패한 전적이 있는데 딸네미는 저와는 조금은 다르지만 마찬가지가 될 것 같다.

이틀 전 이 녀석이 학교-태권도를 마치고 집에 와서 식빵 좀 먹고 피아노 레슨을 받고 나서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에 목에 막 뭐가 올라오는 기분이라고 하길래 토하고 싶으면 게워내는 게 낫다고 했는데도 토하기 싫다고 버티다가 결국 목 가글하는 자극에 그만 구토하기 시작. 덜토한 거 같은데도 그만 토하고 싶대서 닦아주고 입헹구고 쿠션 여러개 받쳐서 앉은 자세로 기대어 눕게 만들어놓고 쉬게 했는데, 몇시간에 걸쳐 여러번 토하고 종국엔 물마신 것도 죄다 토해내어서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널부러졌다 토하고 널부러졌다 토하고를 반복했다. 다행히 열은 없었고.

지금 딸네미의 짝이 딸네미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남자애인데, 이 남자애가 진성 골목대장 타입으로 애들을 잘 챙기기는 하는데 위에 서려고 하고, 학기 초반에는 (대단한건 아니었다고 해도) 폭력도 휘둘렀고 그걸 제어한 뒤에도 윽박지르고 위협질은 좀 했던지라 딸네미가 좀 싫어했다. 그 애는 그 애대로 내 딸이 이래저래 좀 튀고 참견하고 하다보니 장난이거나 그보다 한층 더 한 충돌이 제법 있었던 듯. 남자애는 딸애를 떠버리라고 부르고 딸애는 그 애를 폭력쟁이라고 불러온 현실.

그런데 이 며칠전 그 남자애가 멋진 새 수첩을 가져와서 뭔가 적고 있었는데, 짝으로 옆에 앉은 딸네미가 보기에 그 적은 글자가 흐릿해서 잘 안보일 것 같다고 글 밑에다가 그 글을 고대로 베껴적었다. 내용을 대충 들어보니 호수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게 뭔가 시 비슷한 걸 적었던 듯. 하여튼 남자애는 자기 수첩이 망쳐진 것에 매우 화가 나서 눈물조차 보이고 밥도 못먹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2차 학부모 콜을 받았다. 그 남자애가 왠만해선 울 녀석이 아닌지라 담임도 꽤나 쇼크였던듯.

딸애는 1차 학부모 콜에서도 남의 물건 허락없이 손대는 걸로도 주의를 주었던지라 또 다시 그랬다는 것에 나도 화가 나서 제법 혼내고 설명하고 설득해서 남자애에게 사과편지까지 써서 가게 했다.
뭐 당일에도 담임이 화해시키긴 했고 사과편지와 작은 선물을 보내긴 했지만 애들 마음이란게 그리 쉽게 풀어지는 게 아니다보니 분명 응어리가 남았겠지.

애가 구토를 호소하기 전, 집안에서 분실되었던 핸드폰을 찾아서 보니 담임에게서 전화가 와있길래 이건 또 뭔 학부모 콜이냐 싶어서  태권도 도장을 마치고 집에 온 딸애를 앞에 앉혀놓고 학교에서 무슨 잘못을 한건지 설명하라고 했다.

자기가 수업시간에 떠들었는데 4교시 후에 알림장 적을 때 짝인 남자애가 자기 알림장에다 딸애가 벗고 있는 그림과 십자가에 달린 그림을 그려서 보여준 모양이다. 딸애는 왠만하면 울지 않는 아이라 울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항의하고 선생님에게도 말했고, 그 사이에 급식으로 카레를 먹었으며 식사 후에 담임이 남자애와 딸애의 상담시간을 가졌다. 사과하게 하고 화해하게 하셨다지만 그렇다고 잘못이 사라지는 게 아닌것처럼 억울한게 사라지는 건 아니지. 게다가 상담하느라 태권도 차를 놓쳐서 담임이 내게 전화를 한 거였는데 나는 전화를 못찾고 있는 상태여서 못받았고 결국 담임이 학원 쪽으로 조금 데려다 주고 나머지는 딸애가 걸어서 간 모양이다. 태권도 도장은 우리 집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고 딸애는 전에도 내가 너무 아팠던 날 혼자 학교에 갔다온 적이 있기 때문에 무사히 갔다가 오기 했는데, 이 날이 바로 한낮 기온 영하 8도 이하였던 이틀전이었다.

태권도장에서 운동할 때도 배가 조금 아프긴 했고 집에 와서는 나한테 혼났고, 피아노 선생님 앞에서는 선생님 걱정하실까봐 구토기가 있다는 걸 숨기고 있다가 선생님 가시자마자 목이 답답하다고 호소하고 구토릴레이가 벌어진 것.

결국 그 날은 물만 마셔도 토하는지라 아무것도 먹이지 못했고 (물도 조금씩만 주었다) 점심먹은 것, 오후 간식 죄다 토하고 저녁도 당연히 먹지 못한 딸애는 저녁무렵부터 기진맥진해서 자는둥 마는둥 앉은 자세로 졸다가 토하고 졸다가 토하고.......
열은 없었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해 체한 거라고 결론을 내리고 저녁 7시에 담임에게 전화해서 아무래도 애가 심하게 토해서 기력이 없을 듯하니 다음날 학교를 안보내겠다고 말했다. 어차피 그날도 무척 추운 날이었고 지금은 방학 직전이라 단축수업중이라 아프면 쉬어야된다 싶었다. 옆에서 자는 거 관찰하고 다음날 새벽같이 일어난 애가 속은 가라앉아보여서 죽을 조금 줬다. 그거 먹어도 당연히 바로 기력이 회복되진 않으니까 오전에도 흐느적거리며 조는둥 마는둥 하다가 10시에 한번 더 죽을 먹였는데 상태 괜찮은 것 같다고 먹으라고 해도 애가 평소 식사량의 반도 안먹더라. 또 토할까봐 겁났던 듯. 그리고 분명 배가 고플 것 같은데도 안먹고 버티다가 3시에 한번 더 먹고 좀 놀고 쉬다가 다시 자고.... 나도 이 날은 생리 한복판이라서 허리 아프고 전날 잠 설쳐서 같이 자고....
중간에 대변을 봤는데 새끼손가락만큼 가느다란 회색 똥이 줄이어 나오는 상태지만 물똥은 아니어서 장염까진 안 온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저녁에도 죽을 좀 먹이고 놀게 했는데 낮에 많이 잤는데도 10시 반에 자겠다고 해서 옆에 따라 들어가서 한시간 넘게 잠이 왜 안오는지 모르겠다고 뒤척이는 애 옆에서 대기했다. 그렇게 자고 나니 오늘 아침엔 상태가 꽤나 멀쩡해서 한번 더 죽을 먹이고, 학교를 보내기로 했다. 담임에게 문자로 우유급식과 점심 급식을 안먹도록 부탁하고 12시 10분에 학교로 가서 애를 픽업해서 같이 죽을 사먹고 집에 왔다. 점심은 꽤 잘 먹더라. 굳이 죽을 먹을 필요는 없었지만 점심까지는 자극 적은 부드러운 걸 먹이고 싶어서. (이 녀석은 집에서 먹는 죽은 싫어하는데 죽집 가서 먹는 죽은 무척 좋아함)

이제 저녁으로 무 콩나물 버섯 황태를 넣은 솥밥을 같이 먹을 예정이다.

남편은 내가 지나치게 애에게 독립심을 요구하며 동시에 사회성을 컨트롤하려고 든다고 하는데, 안하면 어차피 학부모 콜이 날아오고 있고.... 어찌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내가 지나치게 높은 모랄을 요구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내가 설명을 너무 많이 한 탓인가. 하지만 납득하지 않으면 한귀로 흘리는 애한테 설명을 안할 수도 없고..... 젠장 육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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